175화로 완결친 베나레스의 총사
2009년 연재된 소설로 2023년 현재 돌이켜보면 14년이나 지난 고릿짝시절 소설이다.
스마트폰 전에 나온 소설이라고 생각하면 될라나
소설을 리뷰하기 앞서 당신들은 총사(Buy gun 아님ㅎ)라는 말을 보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옛 명작 알렉상드르 뒤마의 삼총사에서 나온 멋진 모자와 망토를 뒤집어 쓰고
레이피어를 들고 도시를 쏘다니는 집단?
혹은 진짜 현실에서 나올법한 길쭉한 구닥다리 흑색화약소총을 든 머스킷티어 보병?
사실 뭐가 됐던 별 상관은 없다. 어짜피 이 소설은 모든 개념이 뒤죽박죽 섞여서 판타지 세계관에 재정립된
이른바 판타지 총사물의 선조 격인 작품이니까 말이다.
왜 흔히들 판타지라하면 검,창,활, 망치 같은 냉병기와 마법 정도가 날아댕기는 그런 뭔가를 상상하곤 하지 않는가
현대적인 총은 아무래도 판타지의 감성에 알맞지 않는 부분이 없잖아 있다.
데저트 이글로 흡혈귀 때려잡는 어반판타지 월야환담 이런 계통이 아닌 이상
정말 마지노선으로 판타지 감성에 맞추려면 비효율의 극치, 감성 그 자체인 흑색화약소총을 굴리는 머스킷 티어 정도가 최선인 것이다.
잡설은 이정도로 하고 본 소설은 그 흑색화약 소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전투와 전쟁의 전문가 머스킷티어 -총사-의 스페셜리스트
벨린 데 란테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다. 참고로 판타지 세계관이라서 마법과 총이 공존하는 짬뽕 판타지 느낌이 난다.
벨린 데 란테는 나쁜 남자다. 출생부터 비범한 것이 뛰어난 머스킷티어로 이름을 날렸던 벨린의 아버지가 전쟁 통에서 적으로 만난 이국의 마녀를 보고 한 눈에 반해서 그녀를 납치, 포획하여 강제로 결혼하여 생긴 아이다. 엄청난 화력을 뿜어내는 인간 병기 마녀를 일대일로는 도저히 이길 수 없기에 전장에 있던 대포를 활용해서 마녀를 향해 쏴버리고 떡실신한 마녀를 그대로 보쌈해서 왔다는 실로 어마무시한 과정을 겪었는데 과정이야 어쨋던 지금은 깨가 쏟아지는 부부이다.
그리하여 벨린 데 란테는 뛰어난 아버지의 총사로서의 테크닉을 전수 받고, 어머니가 가진 마술의 비법으로 무럭무럭 성장하여
매력넘치고 강건한 청년이 되었다. 성년이 된 벨린 데 란테는 수도로 가서 출세하기 위한 여정을 떠나는데
롤모델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총사가 되기 위해 총사 사관학교에 입학한다.
그 곳에 가서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역대급 루키로 떡상한 벨린과 막 성년이 된 황녀가 만나게 되는데
벨린은 나쁜남자의 매력으로 황녀를 그대로 홀려버리고 몸도 마음도 모든걸 빼앗아 버린다.
그 외에도 첫사랑을 닮은 노예, 그리고 괄괄한 여기사 등등을 만나서 죄다 꼬시는데 성공한다.
그 뒤에 각종 전쟁들을 캐리하고 반란을 조기 진압하고 아무튼 엄청나고 대단한 활약상을 하는데
그에겐 존나 슬픈 과거가 존재한다.. 바로 한때 사랑하던 첫사랑에게 개처럼 유기당하고
형제처럼 애지중지 키우던 애완늑대까지 살해당한 것...
뭐 딱히 공감은 안가지만 아무튼 엄청 슬펐던 벨린은 첫사랑에게 유기당한 고통때문에 모든 여성을 믿지 못하게 된다....
근데 자지는 또 존나 잘놀리고 다님, 대체 뭐냐 이 새끼?
아무튼 대충 그런 소설이다. 판타지 총사가 여성들을 후리면서 전쟁을 하드캐리하고 출세하고 잘먹고 잘살다가 마지막에 총맞고 죽는 그런 이야기임. 스포라고? 나도 안다, 근데 마지막에 주인공 죽는거 보고 통수 맞아서 기분 좆같을까봐 일부러 알려주는거임. 요즘에는 이런거 별로 인기 없잖아. 비극적으로 마무리하지만 짜임새있었던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보면 후회없을거라고 생각한다.
일단 단점을 이야기해보자면 막판에 주인공의 대적자인 전 여친이랑 운명을 건 한 판을 뜨러 가는데 작품 내내 벨린이 아픈 상처가 있는 남자라는걸 계속 알려주면서 과거에 뭔가 있었던 거처럼 후까시는 엄청 잡는데 막상까보면 딱히 별로 대단한거 없어서 좀 실망했다.
게다가 막판에 정말 막판에야 대화를 통해서 과거를 유추해볼수 있는데 대화 내용도 썩 그닥..?
대충 "왜 나보다 재들을 더 믿어주는 건데 징징" , "아니 그야 니가 사람을 죽이니까." ,
"넌 나를 배신했어." , "내가 키우던 늑대는 왜죽였는데 ㅅㅂ' 저렴하게 서술해보자면 대충 이런 느낌이었다.
진짜 뭐냐 이새끼들..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전여친 캐릭터가 계속 언급은 되긴하는데 직접 등장하는데 정말 막판에야 얼굴을 비추기 때문에 거기에 몰입하거나 공감할만한
단서가 없었던 점이 좀 아쉬웠던거 같다. 게다가 주인공이 막판에 대적자인 전여친이랑 동귀어진 하는 점도 요즘 감성에는 좀 얼탱이 없었고
이쁘게 쭉빵미녀인 여황제가 정실로 있고 틱틱거리는 여기사도 첩으로 있는데 ㅅㅂ 뭐하는거야
반대로 장점을 논해보자면 글을 꽤 잘썻음. 과거 판타지 소설 특유의 그 필력으로 승부하는 느낌.
뭔가 술술 읽히면서 카타르시스도 잘 느껴지고 주인공이 잘나가는 인생이라는게 팍팍 느껴진단 말이지
그리고 흑색 화약 소총 + 판타지 물 이라는 장르는 앞서 서술한 것 처럼 흔히 없음.
총사물 특유의 근대로 발 돋움 하기 직전인 중세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장르라서 꽤 레어하다
무엇보다 [무료]. 로그인 안하고 공짜로 볼 수 있는 양질의 작품이라는 사실.
한 마디로 서술하면 '잘 쓴 레어 장르 무료 소설'
세줄 요약
1. 문피아 2009년 작 판타지 총사 소설 '베나레스의 총사'
2. 잘 쓴 레어 장르 무료 소설 '공짜'
3. 재밌으니까 함보셈
'소설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포) 웹소설 리뷰/감상- 무적자無籍者 (0) | 2023.06.21 |
---|---|
장르소설/웹소설/추천 소설 목록 (0) | 2023.06.21 |